'일당쟁이'에 해당되는 글 5건
- 2008/05/18 성남 인력시장에서 가슴으로 울다. (23)
- 2008/01/23 일용직 부부의 겨울나기. (8)
- 2008/01/08 이천 참사의 분명한 원인. (10)
- 2007/11/04 대권 후보들께 전하는 간곡한 부탁. (2)
- 2007/06/24 건설노동자는 이 나라의 노예인가? (5)
오늘은 피뢰침을 세우기 위한 기초를 묻기 위해 땅을 파는 일을 해야 합니다.
용역회사에서 사람을 불러 같이 일을 하면 되겠으나 현장에 가는길에 성남 복정동 사거리에 있는
인력시장에서 사람을 데려 가기로 했습니다. 아침 일곱시 인력시장에서 사람을 구하러 가는 입장 치고는
늦은 시각 입니다. 인력시장이 새볔 5시 이전부터 형성이 된다고 하니 늦어도 꽤 늦은 시각 이었지요.
현장생활을 하면서 인력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본지라 인력시장의 풍경은 그리 낯설지는 않았지만
처음 가보는 인력시장의 모습이 궁금한 마음으로 복정동 사거리에 트럭을 세웠습니다.
그러자 어느 한 할아버지께서 사람을 구하러 왔냐며 물어 왔습니다. 그렇다고 하자 할아버지께서는 나의
가슴팍 옷을 부여 잡으며 나좀데려가 달라고 애절하게 애원 합니다. 어찌나 나의 가슴팍을 부여잡은 손이
간절 하든지 할아버지의 손을 풀어 놓으려고 힘을 썼지만 할아버지는 절대로 나의 가슴팍을 놓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아저씨 이손 놓으세요! 그리고 땅파는 힘든일을 해야 하는데 아저씨는 좀...."
"나 땅 잘 판다니께, 벌써 일주일째 공치고 있어 나 좀 데려가 주게"
할아버지의 음성이 나의 가슴팍을 후려 쳤습니다.
그런 실갱이가 있자 골목에서 대여섯명의 사람이 뛰쳐 나오며 서로 자기를 데려가 달라며 차에 매달렸습니다.
순간적으로 할아버지께 가졌던 동정심을 접고 냉정한 마음으로 돌아와 젊고 일을 잘 할것 같은 아저씨 둘을
지명해 차에 태워 그 자리를 빠져 나왔습니다.
그사람들과 하루를 일하며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인력시장에 사람을 구하러 승합차가 들어오면 자동차문이 떨어져 나갈 것처럼 사람이 매달린다고 합니다.
싼 임금의 외국인 노동자들 때문에 요즘은 더욱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이 든다고 하고 성수기에는 그 골목에만
수백명의 사람들이 새볔에 나와 기다린다고 하고 그나마 일감을 얻어 나가는 사람은 절반도 안된다고도 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가슴팍을 부여잡고 자신을 데려가 달라며 매달렸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하루종일
떠나지 않았습니다.
지금이야 회사 소속의 노동현장 일을 하지만 저 역시 일당쟁이 노가다 인생 입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도 얼마동안 일을 할지도 모르고 이곳을 나가면 저도 그 할아버지와 똑 같은 처지의
노가다 인생 입니다. 할아버지 보다는 젊다는 이유 하나 빼고는 똑 같은 처지 입니다.
그러니 그 할아버지의 간절함이 결코 남의 일처럼 여겨지질 않았습니다.
지금 건설 현장마다 손이 제일 필요한 잡부일은 거의가 중국동포들이 싼 임금을 무기로 장악하고 있고
기술력이 필요한 부분에도 그들이 잠식해가는 추세 입니다. 그렇다고 한국의 노동자들이 한국의 환경이 있는데
그들과 같은 임금을 받고서 생계를 유지 한다는 것도 불가능 합니다. 그러다 보니 한달에 많이 일해봐야
고작 10여일 100여만원의 수입으로 가정을 꾸려 나가는 것은 절망적인 삶의 연속 이지요.
건설현장의 기술은 다양 합니다.
조적(벽돌)공,미장공,철근공,형틀목수,인테리어목수,페인트공,설비,내선전공,소방,통신,창호,도배,용접공,.....
그 방면마다 기술이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일도 많이 하고 대우도 괜찮지만 그것도 물가의 인상율에 비해
임금은 10년전 일당 그대로 있는 경우가 허다 합니다. 그리고 그런일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잡부일부터
시작해서 몇십년을 그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배트랑들 입니다. 그런데 사용자측에서는 옛날 노가다 곤조
버리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기를 강요 하지만 대우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노가다놈들 이라고 천대 하면서
마음가짐만 신사고를 강요 하니 처지가 딱하지요. 왜 우리나라는 건설현장 인력들을 천대 할까?
어느 건설 회사고 대규모 공사를 완공하면 광고하고 홍보 하기에 바쁩니다.
그러나 그 공사를 완공 하기 위해서 그들이 노가다놈들 이라고 천대하는 수 많은 파트의 배트랑 인력이
동원 되었다는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오직 자신들의 회사가 그 일을 해냈다고들 하지요.
삼성이 삼성의 인력만으로 조그만 아파트 하나만 이라도 지을 수 있을까요?
지금 대한민국 시스템 에서는 절대 그렇지 못합니다. 이름도 없고 소속도 없는 노가다꾼들이 땅을 파고
벽돌을 쌓고 전기배선을 하고 인테리어를 하고 해야 그나마 아파트 한채를 지을 수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살고 있는 삼성의 레미안, 대림의 편안세상, 현대의 아이파크, 엘지의 자이, 이런 메이크
아파트들도 그런 과정을 거쳐서 완공된 노가다꾼들의 작품 입니다. 세상을 만드는 최일선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일하고 있는 노가다꾼들의 대우는 왜이리 처참한지.....
한국은 외형적으로는 발전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너무도 빈약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점점 사회가 발전해 가면서 그 내용물도
성장해 가야 하는데 겉 모습과는 달리 그 속 내용물은 썩고 병들어 있습니다. 대기업 노동자들의 해마다
임금투쟁을 하는 모습속에는 하루 일감을 위해 새볔에 나와 인력 시장을 서성이는 수많은 노가다들의 희생이
있었다면 나의 억지 일까요? 저는 대기업 현장도 많이 다녀본 경험상 대기업들이 하청회사에 행하는
횡포를 많이 목도 했고 그런 결과로 우리 같은 노가다꾼들도 많은 피해를 입고 있음을 실감 합니다.
정상적인 구조로 정당한 임금을 지불하고 한국의 노동자들을 선호 해주는 시스템이 그리 어려운가요?
저에게 매달렸던 할아버지의 그 간절한 눈빛을 무시하고 냉정히 돌아서야 했던 것에 회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내탓이 아니라고 자위 하지만 가슴 한쪽이 서글퍼 오는것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그 할아버지의 삶도 애절하고 오늘 저와 같이 일했던 두 아저씨들 역시도 군대가있는 아들이 제대하면
복학해야 하는 경제적 책임에 짓눌리는 입장이고 보면 노가다 인생은 누구나가 실날같은 생명줄만 간신히
붙들고 있나 봅니다.
저와 같이 일을 했던 두 아저씨나 저에게 매달렸던 그 할아버지나 내일 새볔 또 그 자리에서 현실의 풍경으로
남아 하루를 기다리겠지요.
"나 땅 잘 판다니께"
그 쇠소리 같은 음성에 삶의 처절함이 너무도 간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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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꿈틀 2008/05/18 03:09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천민자본주의에 심취한 인간들이 많은지,, 주객이 전도된 지금의 상태가 지극히 당연한듯 오랜 관성에서 헤어나오길 주저하고 있습니다. 뒤틀린 현실을 되돌릴 방법이 현재로서 불매운동 외에 없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구매행위에 기업의 도덕성을 최우선 고려대상으로 함으해서 기업과 사법부를 압박하고 국민의 이름으로 도덕성을 요구해야 합니다. 행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직 신세 한탄만 남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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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fql 2008/05/18 18:44
이런 글이 끝에 있다니..선두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저 할아버지같은 분은 동사무소같은
데 가서..뭔가..도움을 청하는 건 어떨지..우리 동네도 그렇게 절박하지 않은 분도 쌀도 받고 하던데..독거 노인이면...
그리고 이 글 쓰신 분..대체로..험한 분야에 종사하시면서...이런 섬세한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하네요.. 이런 데 글 올리는 것도 보통 정성갖고는 안될텐데... 드라마보고 후기 겸 평 쓰는 거랑은 차원이 다르죠..-
은파리 2008/05/18 20:26
글쎄요 제가 그 할아버지에 대한 자세한 정황은 모릅니다만은 같이 일했던 아저씨들에게서 인력시장의 상황을 들어본바로는 그렇게 일감을 찿다가 정 못찿겠으면 무료급식소를 찿아가 끼니를 떼우고 노인들이 많이 찿는 공원근처 같은 곳을 배회 하다가 집에 들어 간다고 합니다. 아마도 가족들 보기가 미안 해서 그러겠지요.
그렇게 일감을 찿는 사람들 대부분은 부양가족이 있다거나 하는 사람들 입니다. 홀몸 이라면 그렇게 치열한 현장을 마다 하겠지요.... 그래서 더욱 그 할아버지 모습이 아른 거립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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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_Gatsby 2008/05/19 07:26
마음이 참 아프죠..자본의 가치가 인간의 가치를 넘어서는 문명사회가 두렵네요. 사실 주위에 이런 분들 참 많죠. 가슴이 답답하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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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파리 2008/05/19 20:30
사실 저와 같은 일용직들은 인간관계가 대단히 중요 합니다.
그래야 서로 현장과 현장을 연결하며 일을 할수 있거든요.대부분 그렇게 생활을 합니다만은 요즘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은 부분을 잠식 하면서 기술이 없는 일용직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것이 일용직 개인의 문제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인데 부양가족들의 문제가 더 심각 하지요. 답답 하기만 합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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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파리 2008/05/19 20:36
이스트라님 아버님께서는 분명히 현장에서 장인일것 입니다. 많은 파트별로 몇십년씩 일을 한 사람들이 많이 있죠 그런분들은 또 국가의 자산이기도 하고....
그런데도 건설현장의 다수의 노동자들은 일당외의 보상이 전무 하다는것이 서글퍼 집니다. 몸이라도 아프면 당장 끼니 걱정을 해야 하니...
관심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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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나 2008/05/19 16:00
저희 아버지도 건설쪽 일하시는데 말이 관리소장이지 거의 노가다세요 ㅠㅠ 게다가 나이도 많으셔서...아빠가 저런 일 당하시기 전에 빨리 취업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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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파리 2008/05/19 20:41
이리나님 아버님께서는 저렇게까지야 되지 않으시겠죠.
일면 많은부분 인력시장을 전전하는 분들에게도 책임은 있습니다. 사실 조금만 노력하고 조금더 성실하게 인생을 산다면 일은 알음알음 같이 다닐수가 있습니다. 다만 어쩌지도 못하고 저런 생활을 해야 하는 경우는 누구도 장담 못하는 경우도 있을것 입니다.
모두다 흡족치는 않아도 생활을 할수있는 벌이가 있었으면 좋으련만....
좋은 직장 구해서 성공 하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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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파리 2008/05/19 20:50
네, 살기 힘든 세상 입니다.
어휴 너무 적게 버는군요.
뭐 여러 노력을 하셨겠지만 혹시 용역 회사는 가보셨는지요? 힘드시더라도 용역회사에 가셔서 당분간은 그곳에서 일감을 찿으시고 현장에 가시면 사람을 많이 사귀세요.
필히 연락처 교환 하시고... 건설 현장은 부분부분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현실도 있습니다. 그리고 전문 기술이 지금까지 없다면 기술을 배우세요. 기술을 배우는 방법은 현장일을 하는 사람들과 한팀이 되어 움직이는게 제일 빠름니다. 용역회사에서 현장을 소개받아 일하시고 그 현장에서 사람을 사귀면 용역회사 통하지 않고도 쉬지 않고 일할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힘드시더라도 조금 더 고생하는셈치고 조금만더 악착같이 노력 하세요.
꼭 성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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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니 2008/05/20 01:11
자본주의 시대의 서글픈 한 단면입니다. 누군가는 착취하고 누군가는 착취당하는.. 하지만 '정도'문제네요. 확실히 우리나라가 노동자에 대한 대우가 열악하다는것은 호주에서 좀 지내다보니 알겠더군요. 물론 호주와 우리나라 상황이 같지 않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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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파리 2008/05/22 20:48
그렇게 하루일감을 얻기위해 새볔같이 나와서 기다리다가
일감을 얻지 못하고 빈손으로 귀가하는 사람들 모습에
같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남의일 같지 않았습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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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 2008/06/11 11:21
글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많은 고민과 생각들이 그저 배부른 투정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점점 더 각박해져가는 세상인데..정신 똑바로 차리고 한 걸음 한 걸음 성실히 살아가야겠단 생각을 해봅니다...그저 이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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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파리 2008/06/11 22:33
부족한 글에 따듯한 마음의 댓글 감사 합니다.
저는 삶을 누군가를 위해서는 희생 하지 못할것 같습니다. 솔직히....
하루하루 세상과 자기자신에게 성실한 자세를 보여준다는것이 어쩌면 자기 자신과 세상을 위해서도 가장 현명한
방법 같습니다.
즐블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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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once 2008/06/26 01:04
에공... 휴.. 한숨이 나오네요.. 저도 지금 우연찮게 물론 홍보일이긴 하지만 큰 사찰 건축현장에 있거든요. 거기 현장소장님이 여러 건설현장 다니면서 노조하면서 여러가지 이야기 많이해 주셨는데... 사는게 참 빡빡하다. 라는 생각이 드네요. 힘내야겠죠??^^
이제는 떠나야 한다.
미련도 아쉬움도 차가운 겨울 공기 속으로 날려 버리고 과감히 떠나야 한다.
이 현장에 들어와 일한지가 1년여, 공사는 마무리가 되었고 일감이 연결 되지 않는 준섭이는
스스로 일감을 찿아 다른 공사 현장으로 떠나야 한다.
이곳에서 중간 관리자로 일하면서 다른 공정 작업자와 싸움도 있었고 동료들과의 마찰도
있었지만 건물이 완성되고 무사히 공사를 마무리 했다는 안도감 뒤로 밀려오는 허허로움은 차가운 겨울
공기처럼 따갑기만 하다.
준섭이는 몇일째 먼저 다른 현장으로 빠져 나갔든가 예전에 알고 지냈던 동료들에게 일자리 청탁을 하고
있지만 얼어붙은 경기처럼 일감을 쉽게 구할수가 없다.
"어이, 준섭이 다른 현장이 연결 되었으면 나랑 같이 가면 되는데 그게 쉽지가 않네 준섭이가 알아봐"
소장이 준섭이에게 미안한 표정으로 어렵게 꺼낸 말이다.
준섭이는 예견을 하고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그런 소장이 서운하다. 그 동안 이 공사 현장에서
얼마나 힘들게 공사 완공을 위해 일해 왔는데 공사가 끝이 났다고 하여 팽시킨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그러나, 그게 공사판 현실이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벌써 공사 현장에서 노동을 한지가 20여년,
그 동안 결혼을 했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비록 은행 대출로 장만 했지만 자신의 아파트도 샀고
그 지난 세월동안 성실하게 살아온 준섭 이지만 요즘들어서는 점점 삶의 무게에 자신감을 상실해 가는
자신을 발견한다.예전엔 이러지 않았는데 요즘은 현장을 옮겨 적응을 한다는게 두렵고 불안 하기만 하다.
특히 따듯한 계절이 아닌 요즘같은 한 겨울에 현장을 옮긴다는것이 많이 힘들다.
자신을 보호해줄 것이라고는 건강한 육체 달랑 하나.
그것을 알고 있는 준섭이는 그래서 더욱 자신을 독려 한다.
"언제나 있어 왔던 일인데 새삼 스럽기는 다른 현장에서 또 일 하면 되는거지"
그런 준섭이의 시야로 집에서 아빠의 안녕을 기원하는 아들 녀석과 딸 아이, 부족한 경제적 어려움을
아무 불평없이 자신만을 믿고 의지 해온 아내의 얼굴이 생각난다.
준섭이의 어깨와 두손에 본능적으로 힘이 들어 간다.
현장 소장과 작별 인사를 한 후 숙소에 들러 짐을 챙기고 집으로 향하는 준섭이는 이미 거짓말을
준비 하고 연습을 몇번이고 하고 있다.
걱정스럽게 물어 오는 아내에게
"응, 그곳 공사가 끝이 나서 몇일 쉬다가 다른 현장에 가야 돼, 그 동안 수고 했다고 몇일 쉬다가
출근 하래"
"그래, 그럼 푹 쉬어 저녘에 고기하고 소주 사다 줄까?"
.......
아내가 시장에 간 사이 준섭이는 또다시 전화를 든다.
"나야, 그곳에 사람 필요 하지 않어? 나 현장이 끝나서 올라 왔어, 한번 알아 봐줘"
"응, 나 준섭이... 그래, 그러면 안되겠네 공사가 마무리 단계면 박씨도 얼릉 다른 현장 알아 봐야
겠구만. 에이구 우리 같은 놈은 겨울에 현장이 떨어지면 제일 서럽지 뭐, 나도 알아 볼테니까 적당한
자리가 있으면 같이 가자구".
시장에 간 아내는 남편이 이곳저곳 전화를 하고 있을것이란걸 알고 있다.
부부는 눈빛만 봐도 속마음을 훤히 아니까. 그리고 또 아내는 남편에게 할 거짓말을 준비 할것이다.
"이번달 생활비는 몰래 모아 둔 비상금을 꺼내 써야 겠네. 어이구 우리는 돈을 언제 모아보나 그래"
아내는 시장을 거닐며 있을리 없는 비상금으로 이번달 생활비를 어떻게 융통할지 머리 속에서
한참을 구상할것이다.
그런 두 부부의 겨울나기로 수북히 쌓였던 희망이 점점 녹아 내리고 있다.
두 부부의 믿음과 사랑이 녹아 내리는 희망을 부여 잡고 있다.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 합니다. 여러분 용기를 잃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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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파리 2008/01/23 11:06
남들은 나에게 '팔불출' 이라고 놀리겠지만 나에게 지금의 아내가 없었다면 저는 많은 좌절 속에서 허덕 였을것 입니다. 나에게 아내는 동반자 그 이상 입니다.
추운 겨울 많은 분들의 어려움이 남의 일 같지는 않습니다. 어서 빨리 따뜻한 세상이 열려야 하는데.....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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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하(初夏) 2008/01/23 16:44
은파리님, 참 좋은 분을 만나신 것 같습니다. 미혼인 저로선 참 부럽습니다. ^^
우리가 꿈꾸는 그런 세상이 속히 도래하길... 참 힘없는 기도처럼 생각됩니다만....
좋은 글들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차차 들러 더 둘러보아야겠습니다.
좋은 오후 보내고 계시죠?-
은파리 2008/01/23 20:08
고맙습니다.
부부의 믿음이 가정을 건강하게 만드는 최우선 이라고 생각 합니다. 어느 스님이 말씀 하시길 여러분들이 결혼 하게되면 가장 먼저 부부간의 정을 챙기고 다음이 부모 그 다음이 자식들...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부부간의 존경만 있다면 그 다음은 자동적으로 챙겨지는것 이라며.
부모에 대한 효도도 자녀에 대한 애정과 사랑도 부부간의 믿음과 존경 속에서 자라나는것 이라고 합니다.
전 그 말을 참 지당한 말씀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초하님 부족한 제 글에 너무 좋은 답글 감사 합니다.
언제나 행복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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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파리 2008/01/23 20:11
블로그를 하면서 제가 가장 즐겁게 생각 하는것이 제이님 같은 반응들 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내색은 하지 않지만 외롭고 고독한 부분이 분명히 있을것 입니다. 그러한 것들을 블로그란 매체로 위로를 받고 용기를 소통하는것이야 말로 블로그에 최고의 매력으로 생각 합니다.
j_님 반갑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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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eKay 2008/01/24 02:30
"부부는 눈빛만 봐도 속마음을 훤히 아니까..."
가슴이 뭉클해 집니다. 가장으로서 때론 힘들지만 가족이 있기에 행복한 가장이라고 믿으며 사는 오늘날의 '남편'들에게 정말 말없이 이해해주는 아내가 고맙고 힘이되죠.
글 잘 읽었습니다. 추운 겨울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은파리 2008/01/24 02:41
밤이 깊었습니다.
내일 새로운 현장으로 첫 출근 해야 하는데 그 복잡한 심정 때문에 지금 잠못들고 있습니다. 벌써 이틀째 집에 올라와 쉬고 있거든요....
이렇게 수 없이 현장을 옮겨 다녔어도 그 불안한 마음은 여전 한가 봅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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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대형 참사가 발생하자 온갖 미디어 들과 정치꾼들이 참새처럼 여지없이 관행적(?) 주절 거림을 일삼고 있다.
"안전 불감증이 가져 온 대형 참사다!"
"노무현 정권이 가져온 재난이다!"
"철저히 원인 규명을 해서 재발 방지를 해야할 것이다!"
이것은 언제나 대형 참사가 일어 날때마다 우리가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이야기며 앞으로도 그들은 이 말을 이러한 사고가 일어날 때 마다 입에 달고 살아 갈것이다. 내 그들에게 이번 참사의 분명한 원인에 대하여 알려 주고자 하니 그들도 알고 있으면서도 재발 방지를 위하여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 그들은 이제 그만 그 입 다물라.
이번 참사의 간단명료한 원인은 건설업계의 피라미드식 하청구조다.
건설 현장에서 하루 일당을 위해 일하고 있는 본인이 그 무모한 건설 풍토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건설업계는 누구나 아는것 처럼 거미줄 처럼 얽혀 있는 복잡한 구조로 형성되어 있다.
"가"라는 대형 건설회사가 공사를 수주하여 "나"라는 회사에게 하청을 주고 그 "나"라는 회사는 갈갈이 찢어 파트별로 또다시 하청을 준다. 그 "나"라는 회사에서는 또다시 소규모 업자에게 떼어주기식 하청을 준다. 일면 "야리끼리"(일감을 돈으로 흥정 하는것) 현장에서 온갖 먼지와 싸우며 직접 몸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렇게 이름도 없는 회사의 업자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이 경우의 문제 점은 과연 무엇인가.
"가"라는 대규모 건설사는 "나"라는 회사에 하청을 주며 공사금 일부를 떼어놓고 넘기고 "나"라는 회사 역시 그 밑으로 하청을 주며 공사금 일부를 떼어 놓고 넘긴다... 그렇게 되면 몸소 일하는 회사는 공사금의 30%에도 못미치는 공사금으로 일을 해야 하는 형국이다. 그러니 안전시설이며 안전 교육이며 그러한 것들이 제대로 이루어 지겠는가. 물론 원청 회사에서는 안전에 관하여 주먹 구구식 형식적인 교육을 하고 감독을 한다. 그러나 우스운것이 직접 현장에서 일하는 회사는 그것을 지키고 일한다면 몇일 못가 문을 닫고야 말것이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이번에도 용접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고 하는데.... 화기 작업시에는 주위에 화기 감시자를 배치하고 소화기 두대 이상을 배치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 그러한 규칙을 준수 하며 일하는 업체는 극히 드물다. 또한 고공에서 일할때에는 생명줄을 설치 하고 일을 해야 하지만 그것 역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 원인이 실제 작업자들이 어찌 생명이 아깝고 두렵지 않겠는가. 그러나 작업자들이 그러한 규칙을 준수하며 일 하다가는 그나마 일감을 주는 회사에서 밉상을 받기가 딱 맞다. 그러니 일 잘하는 놈으로 각인 시키고 또 다른 일감을 얻기 위해서는 안전의식은 내팽겨치고 일해야 그나마 살아 남는다. 이러한 원인이 왜 그러 하겠는가. 가장 밑바닥의 하청 회사가 제1, 제2 하청회사에서 떼어간 공사금을 제외 하고 이익을 남기려면 어쩔수 없이 그러한 현상을 강요 하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속 편하게 그러한 참사가 있을때 마다 안전 불감증의 원인으로 몰아가고 책임 떠넘기기식 작태를 일삼는 그들은 모를것이다.
하루 만이라도 공사 현장의 구석구석에서 일 하고 있는 건설 노동자들의 처참함을 경험해 봐라. 감히 그러한 속편한 이야기를 할수가 있는지......
이번 참사에 변을 당한 중국 동포가 13명이나 된다고 하니 그 현장에 들어와 있는 중국 동포들은 그 보다 훨씬 많을것이다. 이것 역시 밑바닥 하청 회사가 살아 남기 위한 자구책인 것이다. 싼 공사비로 이익을 남기려면 어쩔수 없는 선택이다. 그들을 위험 지역에 무방비 상태로 내몰고 무리한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게끔 몰아간 건설 업계의 누구나 다 아는 관행이 이번 참사를 부른 원인인 것이다. 어디 각 건설 현장마다 이러한 작업 환경이 어제 오늘 일이던가. 나 역시 내 일감을 책임지고 완수 하려면 위험을 감수 하고 설마 하는 마음으로 위험 천만하게 일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그러한 일을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여러분 주위의 누구 누구 역시도 오늘도 가족을 생각하며 가정의 내일을 위해서 한줌의 희망을 안고 목숨을 저 문드러진 관행에 저당 잡히고 일 하다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는 얼굴로 퇴근해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 왔을 것이며 내일 새볔이면 또다시 말 없이 잘 다녀오마 눈 인사만 하고 찬 공기 속으로 나갈 것이다. 이천 냉동창고 참사의 현장은 대한민국 건설현장의 공통된 모습이며 우연히 그곳에서 일어 났을 뿐이다. 솔직히 나 역시 그러한 사고를 접 할때마다 근심어린 눈으로 나에게 물어오는 아내에게 수없이 거짓말을 한다. 내가 다니는 현장은 그러 하지 않으니 염려 말라고...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난 당신이 알다시피 침착하고 신중하니 내가 내 몸 하나는 잘 간수 할테니 염려는 붙들어 매라고... 그러나 출근해 현장에 당도하면 난 아내 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나에게 주어진 일을 마치기 위해 안전시설도 없는 10여 미터 고공에서 철거를 하기 일수고 옆에서 페인트공이 신나와 페인트를 섞고 있어도 용접을 하고 그라인더질을 하기가 일수고.... 왜? 난 내일도 벌어야 하고 모래도 벌어야 하고 계속 그 일로 벌어야 하니까. 내 가족 내 가정을 위해서...... 난 퇴근후 그래도 웃는다. 그래야 내 속이 편하고 아내가 걱정을 안하니까.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의 가족중에 건설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계시다면 그 분들에게 한 없이 잘 해주세요. 이천 냉동창고 참사로 비명에 간 사람들과 여러분들의 그분들과는 똑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께서 살고 계시는 아파트, 백화점, 지하철 역사, 영화관들은 그런분들의 몇명의 목숨을 아무 가책없이 앗아가고 남아 있는 흔적 입니다. 부디 오늘밤 비명에 가신 수 많은 산업전사들께 몇 분만이라도 진심어린 애도를 보내 주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이러한 관행 때문에 희생된 또 다른 그분들과 그 보다 훨씬 많은 남아 있는 가족들을 두번 울리지 맙시다. 분명히 그들은 그 과정과 퇴행적 구태를 극복 하고자 하는 노력은 내팽게치고 안전규칙 미 준수로 인한 사고로 규정 할 것이고 그 피해는 그렇게 위험하게 일한 당사자와 그 가족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희험하게 일한 당신 책임 이야! 이렇게 책임 전가를 하고 보상은 잘나신 분들이 인사차 껌값 정도 할 것입니다. 한 사람의 산업전사가 희생 되면서 수 많은 가정이 파탄이 나고 있는 이 위험한 구조를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유독 그 바닥만 어떠한 잘난 양반들도 개혁을 하지 않습니다. 분명히 이번에 희생 되신 그 가족들은 남은 여생동안 피 맺힌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와 여러분들이 일하는 공장과 여러분들이 쇼핑하는 백화점과 여러분들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를 지어 주는 그 사람들은 이 사회에서 보호조차 받을 수 없는 천민 인가요?
피 끓는 동지애로 이번에 희생되신 여러님들에게 하염없는 죄책감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어린 마음으로 사죄 합니다. 그 부적절한 풍토를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고 소중한 여러님들을 희생시킨 우리는 공동의 죄인 입니다.
나는 어쩌면 이 마음을 내일 현장에서 또 잃어 버릴지 모릅니다. 그렇게 길들여져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 사슬을 우리 후대에게는 물려 주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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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2008/01/08 22:03
관급 공사를 포함한 모든 공사가 그런식이니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입찰건에서 당연히 큰 회사가 공사 수주를 하게 되고, 하청이라도 못받으면 작은 회사는 일을 못하게 되고.. 하청에 재하청, 본전에 본전을 지속하더라도 언젠간 기회 한번 잡을려면 어쩔수 없이 큰회사 하청 받아야 되고.. 큰 회사는 또 그만큼 손 안대고 코풀고.. 결국 10,000원 주고 시작한 공사가 1,000원짜리 공사가 되고 어쩔수 없는 현실이.. 좀 불편합니다.-
은파리 2008/01/08 22:12
가장 큰 문제는 그러한 불편함이 현장 노동자들에게 돌아 간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꼬우면 일 하지 않은면 되지 않겠나 이렇게 말씀 하시는 사람도 계시겠지만 그일을 하는 사람들의 수가 우리나라에 엄청 나게 많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의 안전에 들어가야 할 재원이 고스란히 대기업 건설회사의 이익금으로 들어 간다는 겁니다. 그러한 이유로 무리한 강행군으로 현장에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노동자만 희생 되는 것이 아닐까요?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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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틀목수 2008/01/09 18:56
공감이 갑니다. 일년에도 700명에 가까운 건설노동자들이 쌩목숨을 건설현장에서 잃고 있습니다. 장담하건데 다단계하도급하에서 도급으로 내몰리지만 않는다면 당장이라도 사망자수를 절반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하루하루 도급으로 내몰리다보면 주위를 둘러보고 치우고 할 시간조차 없이 빨리 일 마무리해서 다음 현장 찾아야 하니까요. 님이 말씀하신데로 그나마 하루하루 일이라도 하면 다행이지요.
죽지않고 일할 권리 ..... 참으로 눈물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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